꼭두서니, 한 뿌리의 열두 색

같은 꼭두서니 뿌리에서 염의 종류와 물의 온도만 바꾸어 분홍에서 회청까지 열두 색을 만들어낸 실험 기록입니다.

꼭두서니 안료
같은 뿌리에서 만든 열두 색의 스와치.

꼭두서니는 한 뿌리에서 놀랍도록 다양한 색을 냅니다. 붉은빛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, 염의 종류와 물의 온도만 바꾸어도 분홍, 주홍, 보라, 회청까지 열두 가지 넘는 색이 나옵니다. SOL의 붉은빛은 이 실험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던 '주조(主調)' 색을 따낸 것입니다.

실험 조건

같은 날, 같은 자리에서 거둔 꼭두서니 뿌리 한 줌을 열두 등분했습니다. 염은 명반, 주석, 철, 구리, 크롬 다섯 종류를 썼고, 물 온도는 40도, 70도, 끓는 물 세 단계로 나누었습니다. 모두 같은 시간 동안 같은 방식으로 우려냈습니다.

결과

명반에 40도로 우린 색은 연한 분홍, 끓는 물에서는 짙은 산호색이 나왔습니다. 철 염에서는 회청, 구리 염에서는 갈홍, 주석 염에서는 밝은 주홍이 나왔습니다. 같은 뿌리인데도 열두 색이 모두 달랐고, 한 달 뒤 변색 정도도 달랐습니다.

"한 뿌리에서 열두 색. 그 중 한 달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색을 고른다."

SOL에 쓰인 색

한 달간 변색을 관찰한 뒤, 가장 안정적이었던 명반-끓는물 조합의 '주조' 색을 SOL의 중심 빛으로 골랐습니다. 철 염의 회청은 인왕산 흙 안료와 섞어 어두운 부분에 썼습니다.

메모

같은 뿌리에서 여러 색을 내면, 한 번의 채집으로 그림의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 모두에 색을 대어볼 수 있습니다. 이후로는 한 채집분을 여러 염으로 나누어 실험하는 것이 작업실의 기본 방식이 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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